Home 종교 교회에 대하여 – (3) 교역자

교회에 대하여 – (3) 교역자

남성천 제일성결교회 담임목사

교회는 교인을 ‘성도(The Saints, 聖徒)’라 부른다. 모두가 동일하게 교회 안에서 예배를 집전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교회에 속한 모든 신자들은 동일한 목적과 동일한 책임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성도라는 말 말고도 교회는 교인을 ‘형제(Brother)’라 부른다. 교회는 가정이고 교회에 속한 모두는 서로에게 가족이기 때문이다. 주님은 성도들이 서로 깊은 교제 가운데 있기를 원하신다. 하나님과의 관계에만 깊이 있기를 원하실 뿐 아니라 성도들 서로의 관계에서도 깊이 있기를 원하신다. 또, 서로가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에 추점을 맞추길 원하신다. 건강한 가정과 병든 가정의 차이가 그 가족들이 공통점에 초점을 맞추느냐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달려있듯이, 서로의 공통점에 초점을 맞춰 교회가 건강한 영적 가족의 역할을 하길 원하신다.
오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교역자에 대해서다. 교역자와 평신도 사이에 근원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는, 모두가 성도이고 모두가 형제라면, 대체 우리는 교역자를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첫째, 교역자는 구약의 예언자와 같은 존재라고 봐야 한다. 어떤 특별한 예지력을 갖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로 보라는 말이 아니다. 구약의 제사장이 종신직이었던 것과는 대비되는 의미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할 수 있었을 때까지만 예언자였듯이, 교역자도 특별히 교회라는 제도와 조직 안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수행할 때까지만 교역자이다. 옛날에는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수행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실패한 교역자가 아니다. 교역자의 소명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위해 부르시고 말씀을 넣어주시는 그 때까지라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오히려 실패한 교역자란,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을 받지도 못하고 교회를 위한 부르심도 느끼지 못하면서, 여전히 성도들 앞에서 교역자로 서 있는 목사가 실패한 교역자이다.
둘째, 교역자란 떠날 것을 염두하고 성도를 양육하는 존재라고 봐야 한다. 교역자는 예언자와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교회 사역의 첫 날부터 떠날 것을 염두하고 사역한다. 이걸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 점에 있어서는 예수님의 사역과 유사하다. 예수님은 당신이 어떻게 이 세상에서의 사역을 마칠 것인지를 미리 알고 계셨다. 제자들과 함께하셨지만 함께하지 못할 날이 올 것도 미리 알고 계셨다. 그래서 오히려 그 때를 염두하시면서 가르치셨다. 교역자도 교회의 성도들과 지금은 함께 울며 웃으며 지내지만, 동시에 더 이상 그러지 못할 때를 염두하고 사역한다. 이런 이유로 2가지 교역자의 모습이 교회 안에 존재한다: (1) 이 교회에서의 내 사역이 어짜피 임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내 이익을 중심에 두는 교역자가 있다. (2) 반면에, 잠시 있는 것이니 있는 동안 교회의 성도들에게 최대한의 유익을 주고자 하는 교역자가 있다. 전자의 교역자와 함께 있는 성도들은 불행할 것이다. 후자의 교역자와 함께 있는 성도들은 행복할 것이다.
셋째, 교회에 대한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존재라, 봐야 한다. 교역자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교인들 사이에 있다. 이건 교역자 잘못이기도 하고 교인들 잘못이기도 하다. 상세하게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다만, 교회 안에 제도가 있고 어떤 양식이 있어서 이걸 적절히 수행할 필요들이 성도들 사이에서 요구되는 한, 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필요하고, 이 필요에 부합한 자가 교역자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교역자들 하는 것이 쉬워 보인다 할 수도 있겠다. 땀 흘리지 않으면서 과분하게 대우 받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교역자는 교회에 관한 여러 문제들의 전문가다. 교역자를 특별대우해주란 말이 아니다. 성도들이 교역자를 대할 때 올바른 방향은, 필요 이상의 대우도 아니고, 필요 이하의 대우도 아니다. 교역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이 전문가가 매너리즘이나 게으름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는 게 필요하다.
이 시대는 어느 시대보다 교역자가 예언자로, 예수님의 심장을 가진 양육자로, 또 전문가로 바로 서는 게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