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시인 송명희의 “나는 황제보다 하인이 부럽습니다.” 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이십대 무렵 동갑내기들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이 되어 꿈을 펼쳐 가는데, 방안에서 기도만 하는 초라한 자신을 보며 한탄하며 말합니다.
“나는 아무 것도 없어요! 자유롭지 못한 몸,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고… 난 정말 밥만 축내는 사람인가요?”
그런 나에게 어느 날 주님이 시를 불러 주셨습니다. “말하는 대로 써라!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는 왼손에 토막 연필을 쥐고 엎드려져 울면서 써 내려 갔습니다.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너무나도 엉뚱하신 말씀에 기가 막혀 도저히 쓸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울면서 외쳤습니다. “하나님 난 못 쓰겠어요! 하나도 공평해 보이지 않아요! 뭐가 공평해요? 내겐 아무것도 없잖아요! 하나님은 공평하지 않아요!”
그러자 하나님께서 “시키는 대로 공평하신 하나님이라고 써라!”고 말씀하십니다.
치열한 공방전이 반복되고 결국 하나님이 승리하셨습니다. 나는 그런 형태로 계속 시를 썼습니다.
단어 하나라도 내 맘대로 할 수 없었고 내 마음대로 하더라도 다시 지우고 불러 주시는 대로 모은 것이 몇 권의 노트가 되었습니다.
송명희는 1963년 서울에서 출생했는데,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 장애를 가졌습니다.
11세에 독학으로 한글을 배우고, 17세에 예수님을 만나 거듭났습니다. 그 후 약 4년간 하루 5시간씩 기도하며 성경을 30여 번 통독하며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시를 기록하였습니다.
1985년 5월 시집 2권과 1권의 간증 수기 출간을 시작으로 그 후 저서 24권과 작사 찬양 100여곡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런 그녀이지만 자신의 모습을 보면 하나님은 전혀 공평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살펴보면 부정적인 부분이 있고, 긍정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살아야 할까요? 그 관점이 우리 인생을 결정합니다.
시편 9편은 이런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윗의 시, 뭇랍벤에 맞춘 노래> 뭇랍벤에 맞춘 노래는 시편에서 단 한편 입니다.
뭇(muth)은 ‘죽음’이고, 벤(ben)은 ‘아들’ 입니다. 그래서 NIV, NKJV은 아들의 죽음 이라고 기록합니다.
다윗은 여러 아들이 죽었습니다. 첫째 아들 암논, 또 압살롬도 죽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들은 밧세바에서 낳은 첫째 아들, 솔로몬의 형으로 추정합니다. 가슴 아픈 아들의 죽음입니다. 아들의 죽음을 생각하면서 쓴 시의 첫 부분이 “내가 전심으로 여호와께 감사하오며” (1절) 입니다.
다윗은 아들의 죽음을 보면서 전심으로 감사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아들의 죽음이 나의 믿음, 나의 감사를 빼앗아 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많은 선한 것이 있는데, 몇 개를 상실했다고 불평하고 원망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모든 감사를 빼앗기게 됩니다.
나의 상황을 보면서 나는 왜 이래? 라며 원망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면 한없이 불평거리가 나옵니다.
감사로 초점을 맞추면 감사의 제목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송명희 시인도 이 둘 사이의 갈등입니다. 나의 고민도 이것 입니다.
“인생은 해석입니다.” 나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이 달라지 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