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재미있는 기념일이 많이 있습니다. 흔히 알려진 기념일은 발렌타이 데이나 화이트 데이 같은 날입니다. 그런데 삼겹살 데이와 블랙 데이와 같은 재미있는 기념일도 있습니다. 듣기에는 우습지만 삼겹살 데이는 돼지 가격 폭락으로 고생하던 양돈 농가를 돕자는 취지로 생겨 났다고 합니다. 삼겹살 데이는 삼겹살의 3이라는 숫자가 겹쳐있는 3월 3일이라고 합니다. 또한 블랙데이는 발렌타인 데이를 솔로로 외롭게 보낸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며 자장면을 먹는다고 하여 4월 14일이라고 합니다. 세상엔 별 신기한 기념일들이 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르고 있었던 또 하나의 기념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부의 날” 입니다. 부부의 날은 5월 21일인데, 특이하게도 이 날을 처음 만든 사람이 한국의 한 목사님이었다고 합니다. 권재도 목사님이란 이 분은, 어린이날 한 어린이가 TV에서 인터뷰한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어린이에게 어린이날을 맞은 기념으로 소원이 뭐냐고 물었더니, “엄마, 아빠가 함께 사는 게 소원이에요.” 라는 대답을 하더랍니다. 그 내용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가정의 달인 5월에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도 있고, 성년의 날도 있는데, 정작 가정의 중심인 부부의 날이 없다는 것이 떠올라, ‘둘이 하나되자’ 라는 의미로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하게 되었고 벌써 20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부부. 과연 어떤 관계일까요? 전에 들은 우스개 소리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결혼을 하는 것은 판단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이혼을 하는 것은 인내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재혼을 하는 것은 기억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스개 소리이지만 가장 아름답고, 안전하며, 편안해야 할 부부간의 관계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이해되고 있다는게 참 서글픈 현실입니다.
분명한 사실은,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크고 작은 갈등과 위기의 순간들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는 말씀을 생각할 때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사람은 모두가 죄된 속성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다툼과 갈등은 항상 존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서로 사랑해서 한 평생을 함께 하기로 결단한 부부 간에도, 결국은 언제나 나를 중심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속성이 있기에 서로가 이해하고 용납하고 사랑하기보다, 화내고 참지 못하고 무시하는 어려운 순간들을 겪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부부들과 사는 모습이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가정에서의 삶이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말씀 잘 듣고 교회를 잘 다녀와서도 별 거 아닌 걸로 다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사람들은 세상의 사람들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요? 갈등이 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나님께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님께서 가정에 대해, 부부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고 계신가 배우고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마태복음 19장 4절에서 6절 말씀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사람을 지으신 이가 본래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지으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러므로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서 아내에게 합하여 그 둘이 한 몸이 될지니라 하신 것을 읽지 못하였느냐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 믿음의 가정에서 부부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평생의 동반자입니다. 부부는, 하나님께서 주인 되시는 가정을 이루어 하나님의 나라가 실현되는 공동체를 함께 이루어가는 신앙의 동역자입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많은 사람들이 가정의 위기, 부부 관계의 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이런 때에 우리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인생의 동반자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내 남편, 내 아내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용서하고 품어주어 회복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에, 남편과 아내를 향해 끝까지 희망과 소망을 품고 사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어 가시길 축복드립니다.